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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방문기: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특별전

by artudy 2025. 3. 13.

요즘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를 실천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가지는 '아티스트 데이트'의 목적지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을 선택했습니다.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은 현재 진행 중인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자연의 영혼(Caspar David Friedrich: The Soul of Nature)" 특별전을 관람하는 것이었습니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특별전

전시가 되고 있는 갤러리에 들어서자마자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1774-1840)의 풍경화들이 주는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혔습니다. 이번 전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프리드리히의 포괄적인 회고전으로, 독일 베를린 국립미술관, 드레스덴 국립미술관, 함부르크 쿤스트할레와 협력하여 유럽과 북미의 30개 이상의 소장처에서 가져온 약 75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프리드리히는 독일 낭만주의 운동의 선구자로서, 자연을 깊은 영적, 정서적 경험의 장으로 재해석했던 화가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내면 자아 사이의 유대에 대한 급진적인 새로운 이해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책과 인터넷에서 그의 작품을 보았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그 감동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특별전에 전시 중인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Wanderer above the Sea of Fog)"

특히 프리드리히의 대표작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Wanderer above the Sea of Fog)"를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광활한 자연을 바라보는 인물의 뒷모습은 마치 제가 그림 속에서 같은 풍경을 바라보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아티스트웨이에서 배운 "창의적 관찰"을 실천하며, 저는 한 작품 앞에 오랫동안 머물렀고, 그 결과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미묘한 색조의 변화와 빛의 표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는 프리드리히의 작품을 그의 경력의 각 단계별로 선보이고 있었으며, 유화, 완성된 드로잉, 작업 스케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그의 풍경 모티프가 어떻게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상징적 어휘로 발전했는지를 볼 수 있었던 점이었습니다. 전시 해설에 따르면, 프리드리히는 자연에서 발견한 영적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특정 모티프—예를 들어 외로운 나무, 안개 낀 산, 달빛 아래의 바다—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전시는 프리드리히의 예술을 19세기 독일 사회의 격동적인 정치와 활발한 문화적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 더 나아가 독일 낭만주의가 자연 세계에 대한 현대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명하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 전쟁 이후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프리드리히의 작품이 어떻게 민족적 정체성과 희망의 상징으로 해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섹션은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갤러리

프리드리히 특별전 관람 후, 그리스 로마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익숙한 '헬레니즘 시대의 여성상' 앞에 다시 서니,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프리드리히의 낭만주의 작품을 본 후라 그런지, 고대 조각에서도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영적인 측면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발견한 것은 최근 재배치된 에트루리아(Etruscan) 컬렉션이었습니다. 이 섹션에서는 로마 이전 이탈리아를 지배했던 에트루리아 문명의 예술품들이 새로운 맥락에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채색이 보존된 테라코타 조각상들은 이전에 놓쳤던 부분이었고, 고대 예술에서의 색채 사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에트루리아 예술의 특징과 그리스 로마 예술과의 차이점을 들으며, 같은 공간을 다시 방문하더라도 매번 새로운 발견이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꼈습니다. 아티스트웨이에서 강조하는 "새로운 눈으로 보기"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유럽 회화 섹션

유럽 회화 섹션으로 이동하면서, 프리드리히 전시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19세기와 20세기 초 풍경화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터너, 컨스터블, 그리고 후기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추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프리드리히가 자연에서 영적, 정서적 경험을 찾았다면, 인상주의자들은 빛과 대기의 순간적인 효과에 집중했고, 후기 인상주의자들은 더 주관적이고 표현적인 접근을 취했습니다. 모네의 '수련' 연작을 감상하면서, 프리드리히와 모네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해석했는지, 그러나 둘 다 깊은 명상적 순간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전 방문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작품들도 다시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시간대에 방문하게 되어 자연광의 변화에 따라 작품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의 따뜻한 빛이 캔버스에 비치면서 색감이 더욱 생생하게 드러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실제 작품을 보는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작품을 더 오래, 더 깊이 바라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티스트웨이에서 배운 "느리게 보기"의 실천이었습니다. 그림 앞에 오래 머물면서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디테일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왔고, 그렇게 발견한 작은 요소들이 작품의 전체적인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해 주었습니다.

현대미술 섹션과 마크 로스코의 명상적 공간

마지막으로 방문한 현대미술 섹션에서는 이전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던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다시 찾았습니다. 프리드리히 전시를 본 후라 그런지, 로스코의 추상적인 작품에서도 일종의 풍경적 요소, 특히 프리드리히가 추구했던 숭고함과 명상적인 분위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캔버스 앞에 서서 5분 이상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는 단순해 보였던 색채가 점점 더 복잡하고 깊이 있게 느껴졌습니다. 로스코의 의도대로 "슬픔, 황홀함, 운명의 감각"이 서서히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로스코와 프리드리히는 시대와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지만, 둘 다 관람자에게 깊은 내면적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연결된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시대와 스타일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연결점을 발견하는 것은 아티스트 데이트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미술관을 나서며

2시간이 넘는 관람 끝에 미술관을 나오며, 이번 아티스트 데이트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되돌아보았습니다. 프리드리히의 작품들을 통해 자연과 내면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고, 이것이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계단에 잠시 앉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앞을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낭만주의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프리드리히의 그림에서 뒷모습으로 등장하는 인물처럼, 우리 각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창의성의 본질이 아닐까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예전에도 여러 번 방문했지만,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특별한 렌즈를 통해 경험한 이번 방문은 분명 가장 의미 있고 많은 영감을 받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얻은 영감은 앞으로 오랫동안 제 창작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카메론이 말했듯, "우리는 창의성을 채우기 위해 창의성에 노출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경험은 제 내면의 창의적 우물을 가득 채워주었고, 이제 그것을 제 작업으로 표현해 낼 시간입니다.

 

이 특별한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자연의 영혼" 전시는 5월 11일까지 진행되니, 뉴욕에 계신 분들은 관람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프리드리히의 포괄적인 회고전인 만큼, 이 기회를 놓치면 이렇게 많은 프리드리히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습니다. 주말이면 관람객이 많으니 가능하다면 평일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방문하시어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하시길 바랍니다.